(재)진주문화예술재단

Section 1.

사람을 만나다


(재)진주문화예술재단

다시 가고 싶은 축제로
도시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다.

축제는 삶의 색다른 면을 발견하게 한다.
세계 5대 축제 진입을 앞둔
진주남강유등축제는
진주시가 가진 문화적, 역사적 자산들을
새롭게 바라보게 했다.


임진왜란 당시에 일본군에 의해 진주성에 갇힌
조선군의 상황을 알리기 위해
남강에 띄웠던 등에서 유래한
유등을 소재로지역 축제를 만든 것이다.

진주남강유등축제를 진두지휘하는
진주문화예술재단 석장호 실장을 만나
진주남강유등축제의 과정과
비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진주문화예술재단은 어떤 곳인가요?

진주문화예술재단은 1972년에 설립되었습니다. 설립된 지 50년이 넘은 순수 민간 재단인데 아마 우리나라에서 설립된 민간 예술 재단으로는 최초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1973년에 한국문화예술진흥회가 설립되었거든요. 설립 초기에는 개천예술제를 주최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단체인데 2000년도부터 진주남강유등축제와 진주논개제를 특화해 개최하고 있습니다.

현재 진주문화예술재단의 실장을 역임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인가요?

진주남강유등축제를 통해 지역의 문화를 만들어 정착시키고 앞으로 글로벌 축제로 나아가기 위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저는 진주문화예술재단에서 진주남강유등축제의 전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킬러 콘텐츠(killer contents)로 ‘유등’으로 선택했기 때문에 이에 필요한 유등을 만들고 설치하기까지의 일들을 맡아 시행하고 있습니다.

실장님께서 진주문화예술재단에서 활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신문사에서 수습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6개월 정도 수습 기간이 끝나갈 때 즈음에 신문사의 여건이 나빠져 예상하지 못하게 갑자기 폐간되었어요.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게 된 것이지요. 그때 지인분을 통해 개천예술제에서 두 달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는 일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1997년 8월부터 일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지금까지 25년 정도를 축제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일했던 당시의 상황은 어떠했습니까?

개천예술제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당시에 제가 맡은 업무는 협찬을 받는 것이었어요. 그때 참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래서 협찬을 총 1억 원 받았는데 제가 5,000만 원 정도를 협찬받았습니다. 성과가 좋았으므로 자연스럽게 이 일이 적성에 맞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축제와 관련된 일을 하기 위해 특별히 노력한 점이 있나요?

대학에서 식품가공학을 전공했는데요. 축제 일을 하다 보니 축제와 관련하여 보다 깊게 공부하고 싶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대전에 있는 대학교에서 축제이벤트학과 석사 과정을 마치고 2018년에 관광경영학 박사 학위도 취득했습니다.

진주남강유등축제를 성공리에 마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축제를 준비하면서 어떤 점에 주력하셨나요?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무엇이었나요?

올해 진주남강유등축제에서는 세 가지 측면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진주남강유등축제의 킬러 콘텐츠가 ‘등’이므로 유등을 예쁘게 많이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행사장의 공간을 확장한 것입니다. 그동안 진주교에서 천수교까지의 구간에 유등을 설치했거든요. 작년에 ‘유등테마공원’이 생긴 것을 계기로 올해는 신안동 부근으로 공간을 넓혀 300m 정도까지 행사장을 확장했습니다. 그리고 금년에는 진주교 하류까지 250m 정도 더 내려와 유등을 설치했습니다.

진주 기업가정신 존
진주 기업가정신 존
진주 기업가정신 존
하모 벤치
하모 벤치
진주정신 돛배
진주정신 돛배

어르신들이 자주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라고 말합니다. 이러한 말처럼 올해는 진주시의 이야기를 보여 주자는 의도로 ‘진주 K-기업가정신 존’을 만들었습니다. 또 진주시 관광 캐릭터 ‘하모’와 함께 사진을 찍는 장소도 만들었고, 하모가 앉아 있는 이른바 ‘하모 벤치’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천수교 위쪽에 황포 돛배 20척을 만들었는데 깃발에 진주시의 정신, 진주시의 역사와 관련된 글귀들을 새겼습니다.

축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신경 쓸 일들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보통 작은 규모의 축제는 2~3개월 정도 전부터 준비합니다만 우리는 거의 1년에 걸쳐 준비합니다. 유등 제작에 참여하는 작가분들이 진주시에 거주하고 계시고 그분들께서 계속 등 제작을 맡고 있습니다. 올해는 남강 위에 153개의 유등을 설치했는데 유등 하나의 크기가 가로 약 6m, 세로 약 6m입니다. 이렇게 큰 설치물을 한꺼번에 띄울 수가 없고 사람이 들 수도 없어 6월부터 화물차에 유등을 실어 이동한 뒤에 크레인을 이용해 남강에 설치해 둡니다. 그런데 그때 날씨가 비가 많이 내리고 태풍이 자주 오는 계절인 탓에 저는 늘 유등이 설치되는 여름부터 유등이 혹시 훼손될지 염려하게 됩니다. 그래서 늘 날씨에 예민합니다.

2023 진주남강유등축제 홍보영상

그동안 축제와 관련된 업무를 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나요?

축제 기간에는 하루에 3만 보 정도를 걷게 됩니다. 어느 날 남강 고수부지 주변을 살펴보고 있는데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돌아보았더니 창작등이 바람에 넘어져 있었습니다. 돌풍이 갑자기 불어와 창작등 터널이 버티지 못하고 넘어진 것이지요. 그래서 직원들과 유등 설치를 담당하는 사람들까지 30명 정도가 모두 모여 쓰러져 있던 창작등 터널을 세웠습니다. 특히, 축제 기간에는 무슨 일이 발생할지 예상하기가 어려우므로 휴대전화를 늘 가지고 다니고 매일 축제장을 돌아봅니다.

어려운 일이 많았을텐데 지금까지 일할 수 있었던 이유 또는 원동력이 있나요?

진주문화예술재단에 상근직인 직원이 네 사람입니다. 인원 네 사람이 진주남강유등축제를 준비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진주시에서 활동하는 도움을 주는 많은 업체가 함께하고 있습니다. 축제를 오랫동안 진행하다 보면 그 사람들이 직원이 되고 스태프가 됩니다. 축제에 대한 애정이 크고 지역 공동체, 문화 공동체라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한 해 한 해 거듭하며 축제를 열어 오늘날까지 이어져 왔습니다.

2023 진주시 축제 평가보고회

축제가 끝난 뒤에 혹시 아쉬운 점이 있었나요?
만약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어떻게 보완하려고 하는지 궁금합니다.

축제가 끝나고 나면 진주시와 진주문화예술재단의 공동 주최로 축제 평가를 합니다. 조규일 진주시장님도 참여합니다. 이와 같은 내부 평가와 함께 외부 평가 용역도 시행합니다. 또 이를 피드백한 결과를 내년 축제에 반영해 준비합니다. 내부 평가를 할 때도 나온 이야기인데 올해 축제에서 아쉬웠던 부분은 신안동 음악 분수대를 들 수 있습니다. 이전까지는 음악 분수대에서 망경동으로 건너오는 부교가 있었는데 올해는 상황이 달랐습니다. 유등테마공원에서 김시민호가 출발해 진주성 부근까지 내려오는데 그 부교가 있으면 지나가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거든요. 그래서 음악 분수대 앞에 부교가 없어 그쪽으로 사람들이 접근하지 않는 것이지요. 그래서 축제장 분위기를 살리지 못했어요. 앞으로는 음악 분수대에 맞는 콘셉트로 꾸며 이러한 점을 섬세하게 보완해 나갈 생각입니다.

초혼 점등을 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축제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언제 가장 자부심을 느끼나요?

초혼 점등식 때 기분이 제일 좋습니다. 축제 첫날에 모든 유등이 켜지는 시각이 되면 시민들이 환호하고 좋아하십니다. 이때 자부심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시민 여러분이 볼 만한 축제였고 내년에도 다시 방문하기를 원할 때 또는 다시 왔다고 말씀하시는 피드백을 받을 때 자부심을 느낍니다.

문화체육관광부 ‘로컬100’에 선정된 진주남강유등축제

진주남강유등축제가 ‘2023 지역문화 대상’ 수상에 이어 문화체육관광부의 ‘로컬100’ 문화 콘텐츠에 선정되었는데 감회를 듣고 싶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역을 대표하는 명소와 콘텐츠, 명인을 ‘로컬100’으로 선정했는데 지역문화 대상에 진주남강유등축제가 선정되었어요.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전국 228개 지방자치단체와 국민 발굴단의 추천을 받은 것까지 총 1,000개가 넘는 후보가 있었고, 여기에서 100개가 선정되어 그중에서 본선에 10개가 올랐는데 진주남강유등축제가 영예스럽게도 대상을 받은 것이지요. 진주남강유등축제가 지역의 문화로 인정받은 것이 가장 큰 소득입니다. 이는 계획서를 잘 작성하더라도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역사성을 가진 ‘유등’으로 콘텐츠를 만들어 온 것을 인정받은 것이기 때문에 기분이 참으로 좋았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 외에 진주문화예술재단 실장으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요?

세계 5대 축제에 진입해 보고 싶습니다. 축제를 오랫동안 진행하다 보니 세계적인 글로벌 축제들을 보게 되는데 글로벌 축제와 비교했을 때도 진주남강유등축제가 부족하지 않습니다. 모든 사람이 진주남강유등축제를 세계 5대 축제라고 할 때까지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내년 진주남강유등축제는 어떤 식으로 진행할 것인지 계획한 것이 있나요?

진주남강유등축제는 킬러 콘텐츠를 발굴해 내고 재정 자립화에 성공하며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앞으로 진주남강유등축제를 더 안전한 축제로 만들어 나갈 생각입니다. 행사장을 확대해 관광객이 분산되면 좀 더 안전한 축제가 될 것입니다. 진주남강유등축제에 오신 여러분이 불편한 점이 없도록 화장실이나 편의 시설을 늘리고 쓰레기 없는 축제로 만들어 편하게 관람하고 돌아가실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점은 환경과 관련된 사항입니다. 진주남강유등축제를 성공하게 한 요인 중의 하나가 ‘남강’과 ‘진주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아름다운 곳이 최대한 오염되지 않도록 진주성을 잘 꾸며야 지속 가능한 축제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기름을 쓰는 발전기를 사용했지만 이제는 변전소를 이용합니다. 유등이나 부교를 설치할 때도 미세 플라스틱 알갱이가 발생하는 스티로폼 부력제에서 부식이나 파손으로 말미암은 환경오염이 발생하지 않는 푼툰으로 바꾸었습니다. 더욱 안전하고 진주시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어우러지는 진주남강유등축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