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엔에이치스트럭쳐 안현수 대표이사

Section 1.

사람을 만나다


에이엔에이치스트럭쳐
안현수 대표이사

우주ㆍ항공의 새로운 역사

대한항공과 유럽 에어버스에서
항공 구조해석 엔지니어로 근무한
안현수 대표


그는 아시아인 최초로
에어버스 항공기 날개 구조물
구조해석 승인권을
보유하고 있다.

ANH스트럭쳐는 어떤 회사인가요?

항공우주산업은 경남의 특화 산업입니다. 경남에는 주로 창원을 중심으로 대기업들이 들어서 있는데, 경남 서부지역에는 항공우주산업과 관련된 기업들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ANH스트럭쳐인데요, ANH스트럭쳐는 연구개발, 설계를 중심으로 항공기 인테리어 부품과 무인기 복합재 기체를 제조하는 전문기업입니다. 사업한 지 올해가 11년 차인데요. 2013년 경상대 창업보육센터에서 1인기업으로 시작했습니다. 창업 첫해 매출이 10억 원이었는데 올해 매출은 200억 원으로 예상하고요. 내년에 주식 상장을 할 예정입니다.

어떻게 창업을 하게 됐나요?

제가 대한항공에서 오래 근무했습니다. 회사에서 해외로 보내줬는데, 미국에서 한 3년, 유럽에서 4년 있었습니다. 그런데 해외에는 지금의 ANH스트럭쳐 같은 항공 엔지니어링 회사들이 많은 겁니다. 시장 규모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요. 우리나라도 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창업을 마음먹고 영국에서 돌아오자마자 바로 사표를 냈습니다. 제가 경상국립대학교 항공우주공학과 1회 졸업생인데요. 국내 항공 엔지니어링 산업의 발전 가능성에 확신이 있었습니다. 대한민국 기술력 중심의 기업을 만들기 위해 창업을 하게 된 겁니다.

그동안 다양한 경험을 하셨을 텐데요, 대표님을 가장 성장시킨 경험은 무엇이었나요?

유럽 에어버스에서 근무할 당시 마지막에 했던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에어버스사의 비행기 중에 A320이라는 비행기가 있는데요. 국내선 비행기 날개 끝에 보면 살짝 꺾어진 부분을 볼 수 있습니다. 제가 그 ‘윙렛(Wing-let : 윙팁에 수직으로 붙어 있는 작은 날개)’을 개발했습니다. 아무래도 그 경험이 저에게는 가장 큰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ANH스트럭쳐를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무엇인가요?​

지금은 제조를 주력으로 하고 있지만 ANH스트럭쳐의 업종을 정의하자면, ‘항공기 구조설계 서비스’입니다. 끝에 ‘서비스’가 붙어 있잖아요. 고객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 드리는 일이기 때문에 말 그대로 고객이 만족해야 하는 겁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 초점을 맞추었던 것 같습니다. 내가 아무리 잘한다고 하더라도, 고객이 만족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기술적인 것 외에도 고객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게 해주는 데에 많이 노력했습니다

버티컬에어로스페이스와 UAM 기체구조 설계 계약 채결

D-World를 만드셨는데, 만드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ANH스트럭쳐가 진주혁신도시 산학연 클러스터에 있습니다. 고민 끝에 로비를 체험장으로 만들어서 시민들에게 개방하게 되었죠. 대부분 과학관에 가면 입장권을 내고 관람하는 형태인데, D-World는 전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설계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과학관에서 아이들이 관심을 두는 곳은 직접 체험하는 공간이거든요. 우주, 항공을 주제로 체험할 수 있는 것들을 만들었습니다. 현재는 학교에서 단체로 와서 학생들이 체험하고 있습니다. ANH스트럭쳐는 지역에 기반을 둔 회사이기 때문에, 지역에서 씨앗을 뿌려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그것은 우리 회사의 생존과도 연관돼 있다고 봅니다. 경상국립대에서 강의하는 것도 마찬가지인 거죠.

D-world

많은 직원과 사업들을 관리해야 하는데, 그만큼 힘들 것 같아요. 대표로서 특별히 노력하시는 게 있을까요?

직원들이 50명 정도 있을 때는 그래도 좋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직원이 200명 정도 되거든요. 현실적으로 한 사람씩 대화할 수도 없고, 소통이 힘듭니다. 중소기업은 이직률이 크기 때문에, 기업 문화를 어떻게 개선해 나갈지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매일 하는 습관 같은 게 있으신가요?

평일 저녁에 대부분 약속이 있다 보니까, 아무래도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게 아직까지는 고통스럽습니다. 그런데 제가 강아지를 키우거든요. 올해 초쯤 부산에 있는 유기견 보호소에서 입양하게 되었는데 같이 걸어서 회사에 출근하는 게 습관이 됐어요. 우리 회사 1층을 지키고 있죠.

어떻게 유기견을 입양하게 되셨나요?

주변에서 강아지를 키워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입양을 생각하고 부산에 있는 유기견 보호소에 직접 전화했습니다. 나이가 좀 있고, 심장병이 있는 아이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이번 주에 안락사가 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안 되겠더라고요. 그래서 빨리 부산에 가서 데리고 왔죠. 심장병 때문에 기침을 하더라고요. 지금은 치료 받고 많이 건강해졌어요.

최근의 관심사는 무엇인가요?

기업을 경영하다 보니까, 회사의 규모에 따라 관심사가 바뀌더라고요. 창업 당시 회사에 기자 분들이 오셔서 경영철학이 뭔지 물어보는 거예요. 돈을 벌려고 창업했다고 했죠. 그것은 사실이죠. 돈을 벌지 못하면 창업에 이유가 없겠죠. 그런데 직원이 100명으로 넘어가는 순간 어떤 생각이 들었냐면요. 직원이 100명이고 그 중 절반이 결혼했다면 150명, 자녀가 있으면 200명까지 제가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많다는 겁니다. 그때 사고의 전환이 한번 생겼습니다. 흔히 말하는 철학의 전환이 생긴 거죠. 돈을 바라보고 창업했는데, 돈보다 더 중요한, 직원들이 월급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거죠. 어떠한 경우에서라도 월급은 줘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일한 것이 오늘날까지 오게 된 겁니다.

최근에는 기업 상장을 준비하면서 또 바뀐 것이 다른 직장인보다 우리 직원들이 더 윤택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거죠. 결국 그게 연봉이에요. 더 나은 연봉을 받을 수 있도록 투자하고 수출하고 회사 규모를 늘리게 되는 겁니다. 작년까지는 수출이 거의 없다가 올해부터 2~30억 원 정도 수출을 하는데 2025년에는 기하급수적으로 수출이 늘어날 거라고 예상하거든요. 그러면 직원들의 삶이 조금 더 윤택해지겠죠. 그리고 앞으로는 수출을 많이 해서 외화를 많이 벌고, 그래서 국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회사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번아웃을 경험한 적은 없나요? 독소처럼 쌓이는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시나요?

저도 놀 때는 놉니다. 대한항공에 근무할 당시 직원들에게 항공권을 줬어요. 그래서 가족들과 여행을 많이 다녔습니다. 최근에는 베트남으로 가족 여행을 다녀왔고요. 개인적으로는 사우나를 하면 스트레스가 풀리더라고요. 피곤하면 집에서 잠을 많이 잡니다.

어떤 일에서 행복을 느끼나요?

제가 워커홀릭이예요. 일을 하고 집중할 때 에너지를 쏟죠. 그것만큼 즐거운 일이 없는 거예요. 일을 하다 보면 화도 많이 나죠. 한 번씩 화를 내는 직원들도 있거든요. 그러면 제가 직원들에게 그럽니다. 화를 내는 것도 관심이 있어서 그런 거라고요. 일할 때 아직은 행복함을 느껴요.

과거를 돌아보면 요즘에 주로 어떤 기억이 떠오르시나요?

경상대 창업보육센터에서 창업하고 2~3년 정도 되었을 때 50명 정도의 직원들이 있었어요. 그때가 오히려 더 좋았죠. 조그마한 사업이 수주돼도 회식이 있었어요. 회사 앞에서 삼겹살에 소주를 먹었죠. 다들 형님, 동생이었고요. 이제 그렇게는 못 하는 게 아쉬울 때가 있습니다.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일이 있습니까?

지역에서 창업해서 이렇게 큰 회사를 만든 경우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새로운 역사를 가진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철저하게 지방 소도시를 중심으로 한, 항공 쪽에서는 독보적인, 글로벌하게 성공한 기업을 만들고 싶은 거죠. 그러면 ANH스트럭쳐에 있는 직원들도 그만큼 자부심이 올라갈 거라고 보고요. 이게 제 마지막 남은 꿈이 아닌가 싶습니다.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기업가 정신은 무엇인가요?

기업가 정신은 회사의 규모마다 다를 것 같습니다. 지금의 ESG 경영이 남명 조식 사상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는데요. ESG란 환경 (Environment), 사회 (Social), 지배구조 (Governance)를 의미하는데 그중에서도 사회, 지역사회 발전에 공헌하는 것이죠. 무엇보다 사회적 약자를 도와야 하기 때문에 빠지지 않고 하는 것이 장애인 단체에 기부하는 겁니다. K-기업가 정신도 역시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지역에서 어떻게든 명분이 있는 사회공헌 활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방법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