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쉼표, 행:복 찾아 진주

Section 3.

전지적 진주시점


여:기 쉼표,
행:복 찾아 진주

한 지역에 머무르며 여유롭게 여행을 즐기고
현지인처럼 생활해 보는 한달살이.
진주형 한달살이 프로그램 속으로

글. 정은주
사진. 김도형

한 지역에 머무르며 여유롭게 여행을 즐기고 현지인처럼 생활해 보는 한달살이.

진주문화관광재단에서는 진주형 한달살이 프로그램 <여:기 쉼표 행:복 찾아 진주>를 운영 중입니다.
대표 관광지를 여행하는 것과는 다르게 느긋하게 머무르며 온전한 쉼표를 만든 정은주 여행가의 이야기, 들어볼까요?

호기심 많은 여행작가,
진주 여행을 시작하다

# 낯선 도시, 진주에서 한 달 여행하기

여행작가로 전국을 여행했지만, 진주는 낯선 도시였습니다. 그동안 진주는 교통이 편리하고 도시 편의 시설이 잘되어 있어서 장거리 여행 중 하루, 이틀씩 쉬어가는 곳이었는데요. 짧게 머물다 보니 정작 진주에 대해서는 모르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SNS에서 <한 달 여행하기>사업을 보고 호기심이 들었습니다. 진주가 떠올랐기 때문인데요. 진주에 여행할 거리가 있을까 하는 반신반의한 마음과 진주의 변화에 기대하며 지원서를 제출했습니다. 얼마 뒤 합격했다는 반가운 소식에 일주일간의 짐을 꾸려 진주로 향했습니다.

# 구도심부터 진주혁신도시까지, 느긋하게 즐기는 여행

진주를 구석구석 여행해볼 생각으로 일정을 촘촘히 세웠습니다. 여행계획을 세울 때 그 지역에서 대략 둘러볼 곳을 살핀 후 위치를 고려해서 숙소를 정하는데요. 진주에서는 새로 지은 숙박업소가 많고 편의 시설이 많은 충무공동에 오래 묵을 숙소를 잡았습니다. 진주성 부근을 둘러볼 땐 구도심에 머물렀고 강주연못과 남가람박물관을 여행할 땐 정촌면에 숙소를 잡았습니다.

숙소를 정한 후엔 3~4개 여행지를 동선에 맞게 배치했는데요. 월아산을 갈 때 청곡사와 금호지, 문수성당을 함께 둘러보는 식이었습니다. 대신 경상남도수목원 같이 규모가 크거나 체험거리가 있는 곳은 하루에 한두 곳으로 일정을 세웠습니다. 그래야 느긋하게 제대로 볼 수 있는데요. 시간에 쫓기면 여행이 아닌 고행이 되기 때문입니다.

# 도시 가운데 흐르는 남강, 메마르지 않은 도시

진주는 무척 깨끗하고 깔끔한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주에 머무르면서 아침저녁으로 노란 옷을 입고 거리를 청소하시는 분들을 자주 뵈었습니다. 진주를 여행하는 동안 하루 일과가 되었던 일은 남강 산책이었는데요. 진주 사람들 속에 섞여 주민처럼 산책하다 보면 진주성에서 불어오는 앞바람이 이마의 땀을 식혀주었습니다.

도시 가운데 남강이 흐르는 것이 평화롭고 풍요롭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서울이 대도시임에도 사람이 살 만하다고 생각되는 이유가 바로 한강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진주도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도시 가운데 흐르는 남강 덕분에 메마르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크게 번잡하지도, 그렇다고 시골 이미지도 아니었습니다. 모든 것이 적당했습니다.

# 굳건하게 선 진주성, 김시민 장군을 기억하는 사람들

저녁노을이 비추는 남강 물줄기를 따라 선상에 기와를 두른 ‘김시민호’가 오가고 있었습니다. 배표를 끊고 망진나루에서 김시민호에 오르니 문화관광해설사가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김시민호가 진주성 앞에 다다랐을 무렵, 진주성의 역사와 진주 목사 김시민 장군의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여러분, 진주대첩은 수천 명의 군사와 백성들이 똘똘 힘을 합쳐서 수많의 왜군을 물리친 전투입니다. 이 진주대첩을 이끈 분이 바로 진주목사 김시민 장군입니다. 진주대첩의 영웅인 김시민 장군을 기리기 위해 이 배 이름이 김시민호가 된 겁니다.”

다시 고개를 들어 진주성을 바라보았습니다. 김시민 장군과 군사들, 백성들이 목숨을 걸고 진주성을 지켜낸 덕분에 이순신 장군도 해전에 집중할 수 있었을 텐데요. 굳건하게 서 있는 진주성에 김시민 장군의 기백이 서려 있는 듯했습니다.

그동안 수없이 오갔던 다리의 이름이 ‘김시민대교’ 인 이유도, 숙소가 있었던 진주혁신도시의 충무공동도 장군의 시호에서 따온 것이었는데요. 김시민 장군을 기억하는 진주, 진주 사람들이 고마웠습니다.

# 머물기 좋은 도시, 진주의 재발견

진주는 푸른 도시였습니다. 아마 오래 머물지 않았더라면 모르고 지나갔을 겁니다. 호젓한 금호지와 연꽃이 피는 강주연못, 남가랑공원 등 도심공원에서 계절의 무르익음을 실감했습니다.

진주시청에서 20분밖에 걸리지 않는 월아산 숲속의 진주. 자연휴양림과 산림레포츠 단지를 새롭게 개장한 곳인데요. 벚나무가 우거진 길을 따라 산 중턱에 들어서니 자연휴양림이 펼쳐졌습니다. 머리 긴 바람이 여행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듯했습니다. 이곳에서 하루 묵어가지 못하는 아쉬움을 레포츠 시설에서 달랬습니다.

# 자연과 스릴, 완벽한 여행의 조화

숲 속 공간을 활용한 시설들이 많았습니다. 외줄에 매달린 공중자전거를 타고 숲 위를 달리는 에코라이더, 공중곡예를 하듯 스릴감이 대단했습니다. 숲 사이에 그물을 연결한 네트 어드벤처를 둘러볼 때, 바람결에 훝어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마음을 벅차오르게 했습니다.

# 여행할수록 새롭게, 진주에서 역사를 기억하는 방법

진주를 여행할수록 진주는 새로웠습니다. 기대하지 않았는데 만족감이 높았던 여행지가 꽤 있었습니다. 특히 남가람 박물관과 LH토지주택박물관, 청동기 박물관을 관람한 후 여행지로서 진주의 매력에 더욱 빠졌습니다.

오랫동안 모아온 진주의 향토 문화와 귀중한 문화재를 선뜻 내놓아 많은 이들이 볼 수 있도록 만든 남가람박물관은 주변 환경도 무척 좋았습니다. LH 토지주택박물관은 숙소와 가까워 빈 시간에 잠시 들린 것이었는데 생각한 것보다 훨씬 긴 시간을 보내고 나왔습니다. 우리나라 토지와 주택 발전의 역사가 꽤나 흥미로웠고 잘 알려지지 않은 내용들을 눈으로 확인하며 꼼꼼히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청동기박물관은 외곽에 있고, 다소 지루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미디어 영상과 터치형 전시물, 게임 형태로 흥미를 끌어내는 전시 기법이 인상깊었습니다. 진주에도 볼만한 박물관과 갤러리들이 많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스쳐 지나갈 때는 몰랐는데 골목으로, 문화와 함께 호흡할수록 진주의 매력에 깊게 스며들었습니다.

진주 여행! 누구에게 추천하고 싶나요?

가족 여행객 · 뚜벅이 여행자 · 직장인

아이가 있는 가족 여행객들이라면 진주 여행을 추천합니다. 현장학습 차원에서 가볼 만한 박물관들이 많고 경상남도 수목원과 월아산 숲속의 진주처럼 자연을 체험하는 공간들이 많아 일석이조의 여행이 됩니다.

# 뚜벅이 여행자들의 시작점, 진주역

기차를 타고 여행하는 뚜벅이 여행자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데요. KTX가 정차하기 때문에 이동이 편리합니다. 진주역부터 시작해 일호광장에서 옛 진주역의 역사를 둘러보고 진치령 기차터널도 걸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 뚜벅이 여행자들의 시작점,
진주역

워케이션 거점 도시로서의 역할도 충분하리라 생각됩니다. 진주혁신도시에는 비즈니스 업무를 보기 좋은 호텔과 레지던스가 많기 때문입니다.

# 또 찾고 싶은 도시, 머물고 싶은 진주

진주에서 일주일은 너무나도 짧았습니다. 일주일의 여행으로는 그곳의 참모습을 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다음에는 꼬박 한 달을 지내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 단골 카페도 생기고 마을 어르신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진주 사투리도 배울 수 있겠죠? (웃음)

얼마전 진주에서 소포 하나가 도착했는데요. 목에 커다란 진주 목걸이를 한 하모 인형이었습니다. 처음 하모를 봤을 때는 진주와 잘 매치가 안 되었는데 여기저기서 자주 보다 보니 정이 들었을까요? 꽤 귀여웠습니다. 어디서든 하모를 보면 반가운 마음이 앞섭니다. 진주 명예 시민증 같은 것은 없나요? (웃음)


2023년 경남형 한 달 여행하기 사업

「여:기 쉼표 행:복 찾아 진주」

한달살이에 참여하면 숙박비 5만 원과 1인당 체험비 5만 원 ~ 8만 원 정도를 지원합니다.
3일부터 최대 29일까지 신청가능하며, 개인 SNS를 통한 홍보 미션이 있습니다.
진주문화관광재단은 9월 20일까지 3차 모집을 진행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