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진주전통공예비엔날레

Section 5.

진주 人 진주


옛 것에서 창조한 새로운 것
2023 진주전통공예비엔날레

오늘의 공예에서 찾은
‘내일의 전통’을 말하다.

부산, 울산, 경남 예술인 최초로
보관 문화훈장을 받은 국내 최고의 미술계 원로이자
문화행정가인 조일상 예술감독.

홍익대학교 공예학 석사 출신의 조형 작가로,
10여 년간 부산시립미술관장으로 재직했으며,
동아대학교 예술대학 학장,
대한민국 공예대전 운영위원 등을 맡았다.

전통 공예가 긴 세월을 견뎌내고
오래될수록 그 가치가 더해지는 것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자신의 세계를
견고히 지켜온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조일상 예술감독은
2023 진주전통공예비엔날레를 통해
시간이 지나도 바래지 않는
오늘의 전통이 변함없이 세워가는
내일의 전통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를 만나 이번 비엔날레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봤다.

진주전통공예비엔날레 예술감독에 연임하셨는데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나는 연임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나한테 무거운 짐을 지어주니까 그 무게가 아주 무거웠죠. 그렇지만 1회 때 했던 경험, 그때 함께 했던 우리 스태프들의 경험이 있으니까좀 더 봉사해야겠다는 뜻에서 연임을 한 거예요.

진주에 대한 애정이 깊으신 것 같습니다.

진주는 우리 어머니의 고향이에요. 각별한 곳이죠. 어릴 때 아버지, 어머니하고 촉석루에서 사진을 찍은 기억이 생생해요.
제가 진주를 너무 좋아해서 진주에 자주 왔어요.

진주에서 추억들이 많은 만큼 다른 분들께도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었군요.

맞아요. 다른 지역에 비해 비엔날레의 규모가 작지만, 그래도 울림이 있는 것이 더 감동을 주고 그것이 성공하는 거예요. 그렇게 해야만 앞으로 발전할 수가 있는 거니까. 내실이 더 중요하지요.

전시가 열리는 곳이 철도문화공원 안에 있는 진주역 차량정비고인데, 특별히 이곳에서 열리는 이유가 있을까요?

제가 정했습니다. 이 차량정비고를 보고 공간이 너무 좋아서, ‘여기서 전통공예비엔날레 전시를 하면 좋겠다’ 생각하고 제가 제안을 했습니다. 새롭게 현대식으로 지은 건물은 옛것을 따라갈 수가 없어요. 도시에는 반드시 오래된 건물이 있어야 해요. 사람으로 치면 추억이 있는 사람과도 같지요. 도시에 새것만 있으면 정서가 메마릅니다. 그런데 다행스럽게 진주는 촉석루도 있고 옛것이 많은 도시예요. 차량정비고는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건물인데 헐지 않고 그대로 보존된 것을 아주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이곳을 좀 더 리모델링 해서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고, 연극도 하고 음악회도 할 수 있는 복합 공간으로 재탄생하게 되면 이게 진주시의 랜드마크가 될 겁니다.

2023 진주전통공예비엔날레 홍보영상

이토록 신비하고 독특한 공예

2023 진주전통공예비엔날레의 주제가 ‘오늘의 공예, 내일의 전통’입니다. 이 주제에는 어떤 의도가 담겨 있습니까?

전통 공예라는 것은 그 나라, 그 지역의 아주 전통성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전통을 어떻게 재해석하느냐 그것은 전통을 그냥 계승하고 전통하는 것이 전통이 아니예요. 그런 의미에서 진주전통공예비엔날레의 전통은 전통적인 기법, 전통적인 재료를 바탕으로 하면서 새로운 시대에 어울릴 수 있는 재창조. 이 시대에 맞는 전시 공간에 맞게끔, 이 시대의 주거 공간에 맞게끔 재해석하고 재창조하는 것이 전통이라는 거예요.

진주소목과 현대 디자인을 접목한 ‘진주소목 in Design’ 프로젝트를 시도하셨어요. 많은 작가들과 협업하는 과정은 어떠셨습니까?

진주소목은 옛것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인데, 이것의 한계는 지금 주거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는 거예요. 수요와 공급에 문제가 있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가 구상한 것은 현대 디자이너들과 협업해서 좀 더 새로운 전통을 바탕으로 주거 공간에 맞는, 현대적인 디자인을 만드는 것이었지요. 이러한 방향이나 목적은 굉장히 좋았는데, 소목장과 디자이너들의 견해 차이를 좁혀 나가는 과정이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다시 회의하고, 서로 토론하고, 견해를 점점 좁혀가면서 지금의 작품에 접근한 겁니다. 아마 이러한 기회가 많아진다면, 밀라노 디자인 위크도 갈 수 있는 작품들이 나오고 진주의 전통공예가 훨씬 더 발전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번에 시도한 것만 해도 성공했다고 봐요.

진주의 전통공예를 새롭게 바라볼 분들에게 한 말씀 전해주실까요?

이제는 문화의 시대입니다. 우리 진주에는 개천예술제라든지, 유등축제라든지, 다양한 행사들이 있어요. 그래서 진주시민들이 문화에 대한 인식이 높고 문화를 사랑하는 마음이 어느 지역보다 많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이번에 진주전통공예비엔날레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보시게 되면, 차량정비고가 얼마나 사랑스러운 진주의 보물인지 아실 거예요. 또 진주가 전통공예비엔날레를 하기에 좋은 도시라는 것도 인지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특히 진주시민 분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진주를 더 사랑하는 시민이 되었으면 합니다.